가상화폐 채굴업체들이 중국에서 쫓겨난 뒤 동남아로 몰려들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에서 벗어난 가상화폐 채굴업체들이 동남아로 집결하고 있다.
중국은 한 때 세계 채굴량의 약 75%를 차지할 정도로 가상화폐 채굴산업을 이끄는 국가였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 금지령을 내리면서 수천 여개 이상의 채굴기를 돌리던 대규모 작업장이 문을 닫게 됐다.
그 여파로 동남아 국가에서 문을 닫고 방치된 쇼핑몰·공장 등지를 중심으로 채굴장이 증가하고 있다.
일례로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 사라왁주 탄중 마니스의 한 공단에서는 과거 벌목회사가 문을 닫은 뒤 오랫동안 방치됐던 부지에 지난해 채굴업자들이 입주했다. 해당 부지에서는 1000개 이상의 채굴기가 가동되고 있다.
이 곳에서 가상화폐를 생산하고 있는 채굴업체 비트유(Bityou)의 소유주 피러 팀은 중국에서 1만개 이상의 채굴기를 돌렸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중국 정부가 가상화폐 채굴을 금지하면서 채굴장을 강제로 페쇄하자, 탄중 마니스에 새로운 사업장을 차렸다.
동남아는 전기요금이 저렴하고 전력 공급 등 관련 인프라가 좋아 채굴업자들에게 매력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국영 라오스 전력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채굴업자들이 몰려들어 채굴업이 현재 전국 전력 수요의 3분의 1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라오스는 올해 극심한 가뭄으로 채굴장에 전력 공급이 끊길 수 있는 변수도 있다.
동남아 국가에서 채굴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국 선전 등지에 있었던 채굴기 생산업체들도 사업장을 옮기고 있다.
캐나다의 대형 채굴업체 비트팜의 최고채굴책임자(CMO)인 벤 개니언은 “채굴기 대다수는 이제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된다”며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에도 생산시설이 있으며 미국에도 어느 정도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향후 동남아의 채굴업과 채굴기 생산업의 상당한 성장이 예상된다”며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출시 등 영향으로 기관투자자의 자금이 가상화폐 시장에 흘러들어와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해 초부터 현재까지 4배 이상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