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금융감독청(FCA)이 암호화폐 기업들에 일부 규정을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FCA는 암호화폐 산업 특성을 고려해 암호화폐 기업들에 기존 금융 규제를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일부 규정을 면제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이번 조치는 암호화폐 산업의 급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암호화폐 사업에 기존 금융 규제를 단순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
FCA는 기존 금융산업에 적용되던 규정 중 관리 구조, 시스템 통제, 숙려 기간 등을 암호화폐 기업에 일부 면제할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이 높은 가격 변동성과 산업 특수성을 고려한 조치이다.
반면 FCA는 사이버 공격 등 암호화폐 산업 특유 위험 요소에 대해서는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암호화폐 관련 사이버 공격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데이비드 기얼 FCA 디지털금융 담당 국장은 “암호화폐는 전통 금융과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어 기존 규제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은 글로벌 암호화폐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디지털 자산 산업 육성을 위한 초안 법안을 공개했고, FCA는 2026년까지 암호화폐 전담 규제 체계 마련을 위해 관련 협의와 로드맵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FCA는 개인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상장지수채권(cETN)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새로운 규정을 오는 10월 8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FCA는 2021년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암호화폐 ETN 판매를 금지했으나, 시장이 성숙하고 상품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제한을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개인 투자자는 FCA 인증을 받은 영국 거래소에 상장된 암호화폐 ETN에 투자할 수 있다.
다만 금융 홍보 규정을 준수해 광고 및 유인책이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해야 하며, 금융소비자보호법도 적용된다.
보안 강화를 위한 조치도 이어가고 있다. 일례로 FCA과 경찰청은 런던 남서부에서 불법 암호화폐 ATM 7대를 압수하고, 2명을 체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