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앳킨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이 미국을 세계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3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게이프 등에 따르면 앳킨스 의장은 SEC가 주관 제4차 암호화폐 태스크포스 회의에 참석해 이 같은 발언을 내놨다.
라운드테이블에서 앳킨스 의장은 “제 임기의 핵심 과제는 암호화폐 시장을 위한 합리적인 규제를 수립하는 것”이라며 “자산 발행과 수탁, 거래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마련하되 불법 행위는 계속해서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행 SEC 규정은 블록체인 기술과 맞지 않는다. 기존 SEC는 암호화폐 사업에 대해 집행 중심 임의 대응으로 일관했다”면서 “과거 SEC는 처음에는 암호화폐가 사라지길 바라며 모른 척했고, 이후에는 사전에 제재하고 나중에 설명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부터 SEC는 등록, 해석, 예외적 승인 등 기존 제도 안에서 정책을 수립해 시장에 맞는 기준을 제시하겠다”면서 “암호화폐가 증권이거나 투자계약에 해당하는 자산인지 판단할 수 있는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또 “수탁 규정과 브로커-딜러(중개업자) 관련 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면서 “기존의 특수목적 브로커-딜러 프레임워크를 폐지하고, 더 강력한 제도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암호화폐 수탁이 가장 시급한 규제 과제”라면서 “관련 지침이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SEC는 권한을 넘어서왔다. 앞으로는 전통적 방식보다 더 안전하게 자체 수탁을 지원하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암호화폐 거래 환경 역시 대대적으로 개편할 것”이라며 “향후 브로커-딜러가 증권과 비증권을 하나의 슈퍼앱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대체거래시스템(ATS) 규제도 암호화폐를 포괄하도록 개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암호화폐가 미국 내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가 일정 조건에서 암호화폐를 직접 보관할 수 있도록 수탁 규정 개정도 필요하다”면서 “겐슬러 전 의장 시절 SEC는 기업들이 자진 등록을 하도록 유도하는 듯 했지만 실제로는 등록 양식이나 요구조건이 암호화폐와 맞지 않아 실효성이 없었다”고 짚었다.
끝으로 앳킨스 의장은 “기존의 무분별한 규제 집행 방식을 버리고 명확하고 합리적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겠다”며 “미국을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