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 커스터디 회계 지침 SAB 121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디크립트 등 외신들은 SEC가 23일(현지시간) 새로운 공시(SAB 122)를 통해 SAB 121을 삭제하고, 금융 기관에게 기존 재무회계기준외원회(FASB) 규칙이나 국제 회계기준을 따르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SAB 121은 고객을 대신해 암호화폐를 보유한 금융 회사가 자산을 대차대조표에 부채로 보고하도록 요구한 규정으로, 2022년 3월에 발표됐다.
전 SEC 의장인 게리 겐슬러는 “SAB 121이 투자자 보호를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면서 기업 파산 시 고객 자산이 채권자들에게 노출될 가능성을 막기 위해 해당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해당 규정 때문에 암호화폐를 행정적으로 보유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오랫동안 폐지를 추진해 왔다.
이번 폐지 결정은 새로 설립된 SEC 가상자산 태스크포스를 이끄는 헤스터 피어스 위원의 주도로 이뤄졌다. 피어스 위원은 암호화폐에 대한 명확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인물이다.
이전부터 피어스 의원은 SAB 121에 대해 “SEC의 가상자산 증권접 적용 지침 부재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피어스 의원은 법안 폐지 소식이 나온 뒤 엑스(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잘 가라, SAB 121. 별로 좋은 시간은 아니었다”라고 적었다.
암호화폐 업계와 은행 부문은 SAB 121 철회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프렌치 힐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은 “잘못된 SAB 121 규정이 폐지된 것에 대해 기쁘다”면서 “보관된 자산에 대한 준비금을 보유하는 것은 표준적인 금융 서비스 관행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플러드 하원의원은 “이번 조치를 미국 암호화폐 정책의 긍정적인 변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은 “SAB 121은 은행 업계에 치명적이었고, 미국의 디지털 자산 혁신과 발전을 저해했을 뿐”이라며 “법안이 폐지되고 SEC가 본래의 사명을 완수할 수 있는 궤도에 오르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