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세계 최대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미국 내 자산의 동결과 등을 요청했다.
CNBC의 보도에 따르면 SEC는 워싱턴DC 연방법원에 바이낸스의 미국 내 자산의 동결과 고객의 법정화폐와 코인 등의 미국으로의 환수 등에 대한 긴급명령을 요청했다.
이번 조치는 SEC가 바이낸스를 제소한 데 이어 추가로 나왔다. 동결 명령 대상은 바이낸스의 미국 내 지주회사 2곳으로 ▲악소스 은행 ▲현재 폐업한 실버게이트은행 ▲프라임 트러스트 등이 보유한 수십 개 계좌가 포함됐다. 다만 미국의 규제를 받지 않는 국제거래소는 제외됐다.
SEC는 자산 동결과 함께 바이낸스 고객들의 법정·암호화폐를 모두 미국으로 송환해달라고 요청했다.
긴급명령 요청서를 통해 SEC는 “바이낸스가 수년 간 미국 법을 무시하고 불법적인 행위를 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용 자산이 소멸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산 동결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바이낸스 미국 고객의 자산이 보호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요청이 나오자 바이낸스 지주 회사인 바이낸스 US “사용자 자산이 안전하게 유지될 것이며, 정상적인 입출금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며 “법정에서 회사를 변호할 것이며 SEC의 조치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앞서 SEC는 바이낸스가 불법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고객 자금을 남용했다며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소를 제기한 바 있다.
SEC는 바이낸스와 자오 CEO가 가상자산 거래량을 부풀리는 등의 기망 행위를 했다고 보고, 모두 13개의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특히 SEC는 바이낸스의 자오 CEO가 관장하는 ‘메리트 피크'(Merit Peak)와 스위스에 등록된 ‘시그마 체인 AG'(Sigma Chain AG) 등 외국 법인 2곳이 바이낸스의 자금과 부적절하게 뒤섞인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의 통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바이낸스는 미국인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해외 거래소 직접 투자가 금지된 상황에서도, 일부 큰손 투자자들에게 당국의 감시를 피해 거래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