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몬테네그로 당국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증언 청취를 요청했다.
28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일간지 포베다에 따르면 SEC는 지난 13일 미국 민사 법원에서 진행되는 소송을 위해 몬테네그로 법무부에 권 대표를 심문해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몬테네그로 법무부는 지체없이 관할 법원에 요청서를 전달했다. 몬테네그로 법원은 10월 13일 또는 26일에 심리를 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증언 청취는 소송 절차에서 해당 증인이 법정에서 증언할 수 없는 경우, 법정 외부에서 증인에게 질문해서 증언을 듣는 과정이다.
이 같은 조치는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진술하도록 한 뒤 이를 민사 소송에서 활용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당장 권 대표를 미국 법정으로 데리고 올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SEC는 지난 2월 권 대표를 증권거래법상 사기 혐의로 고발했고, 뉴욕 연방 검찰은 한 달 뒤 사기·시세 조종 등 8개 혐의로 권 대표를 기소했다.
이 같은 사실은 권 대표의 변호인단이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SEC의 요청을 기각해달라며 제출한 이의 신청서가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이 문서에는 변호인단은 증언 청취를 반대하고 있으나, 권 대표 본인은 증언 청취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한편, 2022년 5월 테라 스테이블코인 및 관련 루나 토큰의 붕괴는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들었다.
이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권 대표는 측근인 한모씨와 함께 올해 3월 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소지한 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돼 공문서위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체포 이후 권 대표와 한씨는 포드고리차 외곽에 있는 스푸즈 구치소에 수감돼 지난 6월 19일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에서 각각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다.
같은 달 상급 법원인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범죄인 인도에 필요한 신병 확보를 위해 권 대표와 한씨에 대한 구금 기간을 6개월 연장했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이 기간 동안에 권 대표의 한국 또는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