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미국에 상장된 최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종목코드 IBIT)에서는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하루에만 3억3300만 달러(약 5천억원)가 순유출됐다.
이는 지난해 1월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가 뉴욕증시가 처음 상장된 이후 일간 기준 가장 큰 순유출 규모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운영하는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는 총운용자산이 520억 달러(약 76조원)대에 달하는, 뉴욕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ETF 중 규모가 가장 큰 ETF이다.
해당 상품에는 출범 이후 1년간 꾸준히 신규 투자금이 유입됐다. 이에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10만 달러를 돌파할 수 있게 한 주된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에서는 최근 3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블룸버그는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가 출범 이래 최장기간 순유출을 기록했다”면서 “비트코인 ETF의 이 같은 자금 순유출은 지난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비트코인 가격이 숨 고르기에 들어섰음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IBIT외에도 미국 내 12개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에서 약 20억 달러(약 2조9000억원)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투자자들의 대규모 자금 유출로 이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9만2000달러 내외까지 급반락했다.
또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 약정 규모도 지난달 고점 대비 2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 약정 규모는 기관투자자 수요를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진다.
암호화폐 회사 윈센트의 폴 하워드 선임 이사는 “기관들이 연말 대차대조표 조정을 위해 리스크를 축소하고 있다”며 “‘윈도 드레싱'(기관투자가들이 결산기에 투자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자산을 집중적으로 사고파는 행위)을 통해 자금 유출과 미결제약성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현물 ETF의 이 같은 자금 흐름이 최근 조정을 받는 비트코인 가격의 추가 하락을 끌어낼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