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 가상화폐 기업들이 정치 기부금을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미국 비영리 소비자단체 퍼블릭시티즌(Public Citizen)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2010년부터 2024년 6월30일까지 5000달러 이상을 슈퍼PAC(정치후원회)에 기부한 영리 법인을 대상으로 분석한 조사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가상화폐 기업들이 낸 기부금은 1억1900만 달러(약 158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번 미국 선거 전체 기부금 2억4800만 달러(약 3296억원)의 절반(48%)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다.
가상화폐 기업은 앞서 2010년 시티즌 유나이티드 판결 이후 3차례의 선거에서 전체 기업 기부금(8억8400만 달러)의 15%에 해당하는 총 1억2900만 달러를 기부해했다.
하지만 올해 선거를 앞두고는 전체 기업 기부금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양상이다.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가상화폐 기업은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로 나타났다. 코인베이스는 지금까지 5050만 달러를 기부했다.
이어 가상화폐 리플을 발행하는 리플랩스가 4800만 달러를, 코흐 인더스트리는 2825만 달러, 점프 크립토는 1500만 달러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에 기업들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 선거자금을 집중적으로 제공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정당을 가리지 않고 가상화폐에 대해 우호적인 후보에게 기부하는 슈퍼PAC을 통해 기부했다.
슈퍼 PAC에서 정치 자금을 받은 후보 42명 가운데 36명이 경선을 통과해 본선을 앞두고 있다.
다만 이들 중 대부분은 가상화폐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지 않고 있다. 이는 일반 유권자의 최우선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퍼블릭 시티즌의 연구 책임자인 릭 클레이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에서 가상화폐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유는 가상화폐 기업들이 엄청난 금액을 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가상화폐 업계는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지 않으면 정치 경력을 쌓을 수 없도록 만드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CNBC 방송도 “2024년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가상화폐 기업들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지갑을 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