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검찰이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피해자 수를 100만 명 이상으로 추정했다.
6일(현지시간) 디센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검찰은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권도형씨가 개인과 단체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100만 명 이상의 피해자를 양산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피해액은 약 400억 달러(58조640억원)으로 추산됐다.
검찰은 “가상자산 거래 방식의 특성상 테라·루나 사태의 피해자 수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번 사건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전례 없이 큰 피해를 낳은 사기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을 신뢰하고 있던 시기에 발생한 만큼 파급력이 상당히 컸다”면서 “테라·루나 폭락 사태는 단순한 투자 손실이 아니라, 설계 자체에 심각한 결함이 있던 사기 사건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라·루나 사태의 잠재적 피해자들에게 권씨와 관련한 소송 절차를 알릴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만들 것”이라며 “피해자 구제를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권씨는 2023년 3월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두바이행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위조 여권으로 여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현지에서 징역 4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됐다. 당초 미국과 한국이 권씨를 각각 기소하면서 신병 인도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으나, 몬테그로네는 지난달 최종적으로 권씨의 미국행을 결정했다.
지난 2일 권씨는 맨해튼에 있는 뉴욕 남부 연방법원에 출석했다. 권씨가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인도된 후 법정에 출석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재판에서 권씨는 사기 등 자신에 대한 혐의를 부인했다.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권씨를 증권 사기, 상품 사기 등 8개 혐의로 재판에 넘겼고, 이후에 자금 세탁 공모 혐의까지 추가됐다.
미국 법무부는 권씨의 범죄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면 최고 형량이 130년에 달한다고 전했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부 장관은 “권씨는 400억 달러 이상의 투자자 손실을 초래한 테라폼랩스의 가상자산 등 정교한 계획에 대해 미 법정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권씨의 인도는 범죄자들이 어디에 숨어 있든 그들을 추적할 수 있는 미국 법무부의 국제적 파트너십의 한 예”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