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법당국이 가상화폐 업체 테더의 국제제재 및 자금세탁방지의무 위반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한 보도에 따르면 뉴욕남부지검은 테더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이 제3자에 의해 마약 거래, 테러, 해킹 등과 같은 불법 행위를 지원하는 데 사용되거나 이런 활동으로 얻은 자금을 세탁하는 데 사용됐는지를 살피고 있다.
테더는 스테이블코인 USDT(테더)의 발행사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나 유로 등에 교환가치가 고정되게 설계된 디지털화폐다. 특히 USDT의 하루 거래량은 1900억달러(264조원)로, 암호화폐 중 거래량이 가장 많다.
문제는 미국 당국은 USDT가 달러화에 가치가 고정되다 보니 미국의 제재명단에 오른 개인이나 단체가 달러 대체재로 사용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매체는 “미 당국은 테더가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이나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자금세탁, 러시아 무기거래상, 중동 테러단체 등에 의해 활용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재무부도 테더를 제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제재대상들이 제재 우회 수단으로 테더의 코인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제재대상자에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러시아의 무기거래상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재무부가 테더를 제재 대상에 포함할 경우 일반 미국인들도 거래가 제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법무부의 경우에는 이미 몇 년전 테더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일부 테더 후원자들이 위조 문서를 사용해 글로벌 은행 시스템에 액세스하는 방식으로 은행 사기를 저질렀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현재 테더 측은 자사가 사법당국의 광범위한 수사에 직면했음을 알리는 정황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테더 측은 “테더가 범죄자들을 돕거나 제재를 회피하는 데 있어 어떤 식으로든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여러 차례 말했듯이 우리는 불법 활동과 싸우기 위해 미국 및 각국의 법집행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