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검찰이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테라·루나 폭락’ 사태 1년 전 미국의 한 투자회사와 공모해 코인 시세를 조작한 혐의를 확인했다.
뉴욕타임스(NYT), 블룸버그통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의 공소장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권 대표는 2021년 5월쯤 미국의 한 투자회사에 접촉해 코인 테라USD(UST)의 시세 조종을 요청했다.
‘회사1′(Firm-1)이라고만 공소장에 기재된 이 투자회사는 권 대표의 요청에 따라 UST의 시세를 조작하기 위한 매매 전략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가 시세 조작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수법을 사용했는지는 미 검찰의 공소장에 적시되지 않았다.
앞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권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소장에서 이 투자회사가 UST를 대량으로 매수해 시세를 복구했다고 전했다.
SEC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최소 2개 이상의 가상화폐 플랫폼을 활용해 6200만 개 이상의 UST를 순매수, UST 시세를 1달러로 복원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권 대표는 지난 2021년 5월 23일쯤 시세조종의 대가로 테라폼랩스와 이 투자회사 간의 기존 채무를 조정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테라폼랩스는 시세를 조작한 사실을 숨긴 채 SNS 등을 통해 UST의 가격 안정성을 보장하는 알고리즘 구조를 홍보하며 투자자들을 속였다.
권 대표도 직접 SNS, 인터뷰 등을 통해 알고리즘이 UST의 가격 안정성을 보장한다는 허위 주장을 내놨다.
권 대표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유럽 발칸반도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몬테네그로 정부는 권 대표로 의심되는 인물이 자국의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검거돼 신원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고, 이후 한국 경찰이 지문을 통해 권 대표의 신원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권씨의 신병이 확보된 것은 한국 검찰이 지난해 9월 그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해온 지 약 6개월 만이다.
미 검찰은 권 대표를 증권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 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총 8개 혐의로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