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파산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와 관련된 온라인 주식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지분 약 6000억원 어치를 압수할 예정이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은 미 정부가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의 사기 혐의 등과 관련해 이러한 조처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처는 FTX 파산절차를 감독하는 법정 심리에서 나왔다. 미 법무부는 4억6500만달러(약 5914억원) 상당의 로빈후드 주식 5600만주를 FTX의 자산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뱅크먼-프리드와 알라메다 리서치의 캐롤라인 앨리슨 전 최고경영자(CEO)와 게리 왕 FTX 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알라메다 리서치로부터 5억4600만달러(약 6925억원)를 빌려 로빈후드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로빈후드의 주식 소유권을 두고 FTX와 가상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 다른 채권자들이 다툼을 벌이고 있다.
뱅크먼-프리드는 뉴저지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 리서치로부터 빌린 5억4600만달러가 이머전트 피델리티로 들어갔고, 이 돈으로 이머전트가 로빈후드 주식을 매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머전트 피델리티는 뱅크먼-프리드 소유의 다른 기업으로, 그는 주식의 90%를 소유한 최대 주주다.
블록파이도 로빈후드 지분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이머전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블록파이는 FTX 붕괴 직전인 이달 9일 이머전트와 특정 보통주를 담보로 알라메다의 지불 의무를 보장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알라메다는 이 주식을 블록파이 측 대출 상환을 위한 담보물로 설정했지만, 이로부터 이틀 뒤에 알라메다가 파산을 신청했다.
미 검찰은 “법원 심리를 통해 이 주식과 관련해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밝혀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바하마에서 체포 뒤 미국으로 송환된 뱅크먼-프리드는 전날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기소 인정 여부 절차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뱅크먼-프리드는 FTX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려 알라메다 리서치의 부채를 갚는 등 형법상 사기와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8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