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을 앞두고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의 혐의가 줄어들게 됐다.
15일(현지시간) CNBC, CNN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미 연방 검찰은 이날 뱅크먼-프리드가 받는 13개 혐의 중 5개를 철회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철회를 요청한 혐의는 뉴욕 남부연방지검이 뱅크먼-프리드 송환 이후 추가로 기소한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 등 5가지다.
지난해 말 FTX 붕괴 후 뱅크먼-프리드가 기소됐을 당시 적용된 사기,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8개 혐의는 유지됐다.
당시 검찰은 뱅크먼-프리드가 고객과 투자자들을 속이고 이들의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빼돌려 계열사인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채를 갚고 바하마의 호화 부동산을 구입, 정치인들에게 돈을 뿌린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5가지 혐의에는 중국에서 동결된 계좌를 풀기 위해서 중국 정부 관리에게 최소 4000만 달러(510억원)의 뇌물을 준 혐의가 포함됐다.
검찰이 뱅크먼-프리드의 혐의를 철회한 것은 바하마 법원이 적법한 절차를 따랐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앞서 뱅크먼-프리드 측은 송환 이후 추가 기소된 5개 혐의의 공소 기각을 주장하는 소송을 두 나라 법원에 각각 제기했다.
당초 검찰이 제기한 혐의의 일부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과 바하마의 범죄인 인도 조약에 위배된다는 이유다.
이에 바하마 법원은 지난 13일 뱅크먼-프리드 측 주장을 검토할 필요가 있고, 바하마 정부로 하여금 미 검찰의 추가 기소에 동의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사실상 뱅크먼-프리드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자 검찰은 신속한 재판을 위해 일부 혐의 철회를 요청했다. 뉴욕 남부연방지검장은 “바하마 법원의 결정으로 (10월 예정된) 재판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뱅크먼-프리드의 재판은 10월로 예정됐으며, 철회된 5개 혐의에 대한 재판은 내년 3월 11일로 연기된다.
다만 당초 적용된 8개 혐의만으로도 뱅크먼-프리드는 모두 유죄 판결이 나면 100년이 넘는 형량을 받을 수 있다.
한편, 뱅크먼-프리드는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소 3명의 전직 FTX 임원이 수많은 혐의를 인정하고 수사에 협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