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김치 프리미엄(가상화폐가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현상)’을 노리고 약 7500억 원의 외화를 빼돌린 한국계 중국인이 추가로 기소됐다.
불법 해외 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0대 중국계 한국인 A씨를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중국에서 보내온 가상자산을 국내 거래소에서 매각했다.
이후 A씨는 자신이 설립한 유령법인 3곳으로 자금을 보낸 뒤 수백 차례에 걸쳐 중국으로 빼돌렸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정상적 거래대금을 송금하는 것처럼 시중은행 직원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가 이 같은 방식으로 외화를 중국으로 빼돌려 약 50억 원을 챙긴 것으로 파악했다.
A 씨는 비슷한 수법으로 약 4390억 원의 외화를 중국과 홍콩 등으로 불법 송금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달 구속기소된 상태다.
대구지검이 A씨 범행을 추가로 확인함에 따라 현재 대구지검 수사팀이 수사 중인 불법 외화 송금 사건의 송금액 규모는 약 1조7000억원에 이르렀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서 이첩한 참고 자료를 토대로 이번 사건 수사를 진행했다”며 “앞으로도 금융기관을 통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외화를 송금한 사범과 그 공범들을 철저히 수사해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불법 외환거래는 시중 은행들 사이에서도 최근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과 선물회사 등을 거쳐 해외로 송금된 이상 외화거래 규모가 17조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수사 범위가 은행권에 이어 증권사, 선물회사 등 비은행권까지 확대되면서 적발되는 외화 이상거래 정황 규모는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가 우리·신한은행을 통한 10조원대 이상 외화거래 의혹 사건을,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는 NH선물을 통한 7조원대 이상 외화거래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이다.
금융감독당국은 가상자산 연루 가능성이 큰 국내 은행의 이상 외화송금에 대한 검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조치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