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해킹으로 훔친 암호화폐의 현금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미국 정부 고위관계자의 평가가 나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차관은 재무부의 믹서 업체와 장외거래 업자 제재가 성공적이었다며 이렇게 밝혔다.
넬슨 차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북한이 암호화폐를 믹싱해 현금화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아무리 암호화폐를 많이 훔쳐도 살 수 있는 게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리 많은 암호화폐를 탈취하더라도 현금화하지 못한다면 무기개발에 필요한 물자를 구입할 수 없다”면서 “믹서 업체와 장외거래 업자뿐 아니라 바이낸스 등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도 북한의 암호화폐 현금화를 막기 위한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우리가 본 것은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북한은 암호화폐를 믹싱하고 현금화하는데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들은 암호화폐를 갖고 있지만 그것으로 어떤 것도 살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가상화폐의 자금 사용처와 현금화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믹서 업체를 통해 훔친 가상화폐를 세탁해왔다.
믹서는 암호화폐를 누가 전송했는지 알 수 없도록 쪼개는 과정을 반복해 자금 사용처와 현금화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이에 미 재무부는 지난해 8월과 11월 믹서 업체 ‘토네이도 캐시’와 ‘신바드’를 각각 제재했다.
또 북한이 훔친 암호화폐의 현금화 과정을 도운 장외거래 암호화폐 업자들도 지난해 4월 재무부의 제재 명단에 오른 바 있다.
이러한 제재 효과로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은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블록체인 추적업체 TRM 랩스는 북한이 2023년 해킹으로 훔친 암호화폐가 7억달러(약 9355억원)로 2022년 8억5000만달러(약 1조1360억원)보다 18% 감소한 것으로 파악했다.
다른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북한 연계 해킹조직이 2023년 가상화폐 플랫폼 20곳을 해킹해 약 10억달러(약 1조 3365억원)를 빼냈다고 추산했다.
이는 지는 2022년과 비교했을 때 북한에 해킹당한 플랫폼은 15곳에서 5곳 늘어난 것이지만, 금액 측면에서는 17억달러(약 2조2720억원)에서 41% 줄어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