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 법원에 무죄를 주장하며 보석을 청구했다.
1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권 대표 측은 이날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코스타리카 여권을 적법하게 취득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또 권 대표 측은 재산 규모를 묻자 “언론 앞에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대표의 변호인은 권 대표와 함께 체포된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의 보석금으로 각각 40만 유로(5억8070만4000원)를 제시했다.
하지만 검사 측은 이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포드고리차 법원은 아직 보석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다음 재판은 내달 16일로 예정됐다.
앞서 권 대표는 지난 3월23일 한 전 대표와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이 적발돼 체포됐다.
현지 경찰은 권 대표 등이 사용하던 코스타리카 여권이 위조 여권인 것을 확인하고 체포했다.
또 수하물 검사 과정에서 벨기에와 한국 여권도 발견됐고, 인터폴 조회 결과 벨기에 여권 역시 위조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몬테네그로 검찰은 권 대표 등을 공문서 위조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권 대표는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으로 투자자들에게 50조원 이상의 피해를 준 주범으로 꼽힌다. 권 대표는 폭락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채 테라와 루나를 계속 발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폭락 사태가 발발한 뒤 11개월 동안 전 세계를 떠돌며 도피 행각을 벌였다.
한국과 미국은 권 대표가 체포되자 몬테네그로 당국에 권 대표의 송환을 요청했으나, 몬테네그로 검찰은 권 대표 등을 공문서 위조 혐의 등으로 기소하면서 수락이 지연되고 있다.
몬테네그로 사법 당국은 여권 위조 혐의에 대한 사법처리가 우선이며 현지에서 형사 절차를 모두 마쳐야만 범죄인 인도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권 위조는 몬테네그로에서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AP통신은 “권 대표 등이 몬테네그로의 교도소에서 복역한 후에야 다른 나라로 신병이 인도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