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12월 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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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파산한 은행 2곳 통해 수십억 달러 옮겨”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미국 은행 2곳을 이용해 수십억 달러를 전 세계로 옮겨 놨다는 주장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바이낸스가 은행 2곳을 거쳐 복잡한 거래를 했다고 지적했다.

SEC는 바이낸스가 막대한 현금을 해외로 옮겨놓는 데 미국 가상화폐 거래 은행 실버게이트와 지역은행 시그니처를 이용했다고 지목했다. 두 은행은 모두 지난 3월 대규모 인출 사태(뱅크런)로 파산한 상태이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등 바이낸스 측은 이 은행들을 통해 거액을 카자흐스탄과 리투아니아, 인도양 섬나라 세이셸 지역의 회사들과 관련된 계좌로 옮겼다.

옮겨진 돈은 수억 달러, 어떤 경우에는 수십억 달러까지 이르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일례로 2022년 2월에 수일 만에 2000만 달러(260억원)가 바이낸스의 실버게이트 계좌에 입금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1990만 달러가 인출되는 식이었다.

시그니처의 경우 바이낸스 계좌에서 같은 달에 10억 달러의 예금과 13억 달러의 인출이 있었다. 이렇게 빠져나간 돈은 자오 CEO가 관리하는 회사로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기반을 둔 메리트 피크(Merit Peak)로 흘러간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바이낸스 경영진은 왜 자금을 이렇게 이체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견해를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돈세탁 전문가들은 이처럼 규모가 크고 신속한 이체에 관해 은행으로서는 문제를 제기했어야 했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조지 메이슨 대학의 루이스 셸리는 NYT에 “내가 본 가장 큰 규모의 금융 부정행위 중 하나”라면서 “두 은행이 그토록 오랜 기간 바이낸스를 위해 해외로 수십억 달러를 옮긴 데 깜짝 놀랐고 문제를 제기했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규제당국은 실버게이트나 시그니처 은행 측이 바이낸스 계좌의 이런 움직임을 신고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바이낸스 대변인은 SEC 서류에 제시된 거래들에 대해 “고객의 돈이 포함되지 않았고, 국제적인 자금 이체는 정상적인 사업 활동”이라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EC는 바이낸스 측이 비밀리에 고객 자금을 회사 자금과 뒤섞여 맘대로 사용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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