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미국 재무부 관계자들과 회동을 갖고 바이낸스에 대한 미국 정부 감시를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낸스 경영진이 지난달 미 재무부 당국자들과 만나 미국 정부의 감독 완화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낸스 경영진은 재무부 관계자들에게 자금세탁방지법(AML) 준수와 관련해 정부의 감독을 해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러한 요구는 바이낸스가 다시 미국 시장에 다시 진출하는 첫 걸음으로 해석된다.
또 바이낸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추진 중인 암호화폐 회사와 협력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일가가 설립한 암호화폐 벤처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이 발행하는 달러 연동형 스테이블코인 ‘USD1’을 바이낸스에 상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이다.
만약 이 토큰이 바이낸스에 상장되면 수십억 달러 수익을 트럼프 일가에 안겨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WSJ은 “바이낸스와 트럼프 가족 간의 동맹이 점점 더 발전하고 있으며, 이는 바이낸스가 미국 시장에 재진입하고 전 최고경영자(CEO)인 자오창펑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사면받기 위한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자오창펑은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 미 법무부에 의해 기소돼 지난해 5월 법원에서 징역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CEO직에서 사임한 바 있다. 또 43억 달러(6조1천억원) 상당의 벌금을 내기로 미 정부와 합의했다.
바이낸스 측은 2023년 미국 정부와 모든 미국 고객을 내보내고, 이전의 모든 의심스러운 거래를 보고하며, 독립 감시 기관 두 곳과 협력해야 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미 정부의 규제 조치와 자오창펑에 대한 기소 이후 바이낸스의 미국 법인의 시장 점유율은 27%에서 1%로 급락했다.
WSJ은 “자오창펑이 사면을 받으면 바이낸스가 미국 시장에 복귀할 수 있고, 국제적으로도 비즈니스를 용이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월드리버티파이낸셜 입장에서도 바이낸스의 시장 지배력을 활용해 가상화폐 업계에서 중요한 참가자가 될 기회”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