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이 가상 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한 보석을 재인용했다.
KBS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지방법원 공보실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2일(현지시간) 권 대표와 그의 측근 한모씨에 대한 보석 청구를 다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석금은 지난달 첫 번째 보석 인용 때와 같은 1인당 40만 유로(약 5억8000만원)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와 한씨는 석방 이후에 지정된 아파트에서만 머물게되며 외출은 금지된다. 현지 경찰로부터 감시도 받게 된다.
법원은 “권 대표 측 변호인이 제공한 권 대표와 한씨의 재정 상황과 사안의 중대성, 가족 사정 등을 고려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면서 “피고인이 탈출하거나 감독 조치를 위반하면 보석금이 몰수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40만 유로는 피고인들의 재산상 작은 부분이 아니라고 판단되며, 법원 출석을 보장하기에 충분하다”면서 “검찰이 이번 보석 결정에 대해 3일 이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만약 검찰이 이번 포드고리차 지방법원 보석 재인용 결정에 대해 항고할 경우,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보석에 대해 다시 판단할 예정이다.
앞서도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은 지난달 12일 권 대표의 첫 번째 보석 청구를 받아들인 바 있다.
하지만 현지 검찰이 이들 재력과 비교하면 보석금 규모가 턱없이 작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상급 법원에 즉시 항고했고,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보석 취소를 결정했다.
권 대표는 가상화폐 ‘테라·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로, 지난해 발생한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권 대표는 이 과정에서 거액의 범죄 수익을 은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 이후 권 대표와 한씨는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다 지난 3월 몬테네그로 포드리고차 공항에서 몬테네그로 경찰에 의해 체포돼 구금 중이다.
당시 두 사람은 코스타리카 위조여권을 이용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출국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현재 한·미 수사당국은 몬테네그로 법원에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