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일으킨 주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미국으로 인도해야 한다던 몬테네그로 법원의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이 생겼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항소 재판부는 홈피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피고 권도형 변호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2월 20일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결정을 무효로 하고 사건을 1심 재판부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1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권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하고, 권씨에 대한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기각했다.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자 권씨 측은 항소의 뜻을 밝혔다. 권씨의 변호인인 로디치 변호사는 “권씨를 미국으로 인도하라고 명령한 몬테네그로 고등법원의 결정은 법에 어긋난다”면서 “법원이 사실의 정확성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로디치는 몬테네그로 정부가 한국과 미국 양쪽에서 범죄인 인도 요청을 받은 상황에서 각 요청을 받은 날짜와 권씨의 국적 등을 중요하게 고려했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권씨 본인도 자신이 태어나고 시민권과 가족이 있는 한국에 인도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로디치 변호사는 “범죄인 인도에 관한 법과 국제 조약들도 권씨가 한국으로 인도되는 쪽을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으로 투자자들에게 50조원 이상의 피해를 준 주범으로 꼽힌다.
그는 폭락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채 테라와 루나를 계속 발행한 혐의를 받는다.
권씨는 사태가 일어났던 2022년 4월 한국을 떠나 도피 행각을 벌이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여권 위조 혐의로 체포됐고, 이후 현지에서 구금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권씨와 함께 체포됐던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는 지난 5일 몬테네그로 당국에 의해 한국으로 추방돼 구속됐다.
한씨는 테라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처럼 속여 루나 코인을 판매·거래해 최소 536억원의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공범이 취한 부당이득을 모두 합하면 4629억원 상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