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가짜뉴스 소동이 벌어진 가운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보안 관리에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SEC의 X 계정(@SECGov)에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는 글이 올라온 것을 긴급뉴스로 보도했다.
이 게시물은 “SEC는 미국 내 등록된 증권거래소에 모든 비트코인 ETF 상장을 승인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여기에 “규제 프레임 속에서 디지털 자산 투자로의 효율적 접근을 제공할 것”이라는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의 그럴듯한 논평도 함께 달려 혼란을 더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게시글은 거짓으로 확인됐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해당 계정이 해킹당했고 글이 무단으로 게시됐다고 밝혔고, SEC는 이 게시물이 올라온 지 30분 만에 삭제했다.
SEC 대변인은 “짧은 기간 알 수 없는 당사자에 의한 무단 접근 및 활동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불과 2시간에 불과한 짧은 시간 동안에 벌어진 일이었으나 비트코인 가격은 3% 가까이 올랐다가 다시 급락하며 냉온탕을 오갔다.
이번 사건을 두고 일각에서는 SEC의 X 계정 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금융감독 권한을 휘두르는 SEC가 소셜미디어 계정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시장의 혼란을 야기했다는 비난이다.
이와 관련 J.D.밴스와 톰 틸리스 미 상원의원은 SEC에 서한을 보내 디지털 보안 미비에 대한 해명을 촉구했다.
SEC가 시장 조작에 가담했다는 주장도 제기되면서 진상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케인 아일랜드 대체투자자문의 티모시 피터슨 운용역은 “SEC의 보안 침해는 잠재적인 시장 조작 사건”이라며 “자사 SNS 계정도 보호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수 억 명의 투자자를 보호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연방수사국(FBI) 뉴욕지부 사이버보안 부서에서 일했던 보안회사 블루보이언트의 임원 오스틴 버글라스는 “SEC 계정을 장악해 잠재적으로 비트코인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런 일은 가짜뉴스에 대한 엄청난 기회가 된다”고 꼬집었다.
SEC는 사법 당국 등과 함께 이 사건을 조사할 예정이다.
X측은 초기 조사에서 신원 미상의 당사자가 제삼자를 통해 SEC 계정과 관련한 전화번호의 통제권을 탈취했다는 결과를 내놨다.
X의 비즈니스 운영 책임자인 조 베나로크는 “SEC가 해킹시 해당 계정의 2단계 인증 기능을 활성화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2단계 인증은 로그인할 때 아이디와 암호 외 추가적인 다른 방식으로 본인을 인증하는 것이다.